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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베로니카,죽기로 결심하다 by Paulo Cohelo

서재

브라질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브라질의 신비주의 작가이며, 극작가, 연극연출가, 저널리스트, 대중가요 작사가로도 활동하였다. 1947년 8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어났다. 1970년에 법과대학을 중퇴하고 남아메리카와 멕시코, 북아프리카, 유럽 등지를 여행하였다.

1972년에 브라질로 돌아와 대중음악 가사를 쓰기 시작했는데, 그 가운데 몇 곡은 브라질의 유명한 가수인 엘리스 레지나(Elis Regina), 라울 세이시아스(Raul Seixas) 등이 불러서 큰 인기를 얻었다. 1974년에는 브라질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활동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잠시 투옥되기도 하였다.

1986년 코엘료는 옛 에스파냐인들의 순례길인 ‘산티아고의 길’을 따라 걷고, 이 순례여행의 경험을 토대로 1987년 《순례여행》을 출판하였다. 실제로 연금술에 심취해 지혜자의 돌을 구해 보기도 했던 그는 1986년 《마법사의 일지》를 발표하면서 비로소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1988년 출간된 《연금술사》는 20여 개 국어로 번역되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연금술사》는 에스파냐의 안달루시아 평원에서 양을 치던 산티아고라는 청년이 이집트 피라미드 부근에서 보물을 발견하는 꿈을 꾸고 이집트로 떠나 보물을 발견하기까지 여정을 그린 소설로, 책 속에서 펼쳐지는 연금술은 우리의 마음과 자아의 신화에 관한 것이다.

인간의 영혼과 마음, 자아의 신화와 만물의 정기를 이야기하는 그의 작품은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이 자아의 삶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를 끊임없이 반문하게 만든다. 주요작품에 《피에트라 강가에 앉아 나는 울었노라》(1994)와 《다섯번째 산》(1996) 등이 있다.

유고슬라비아의 ‘골든북(Golden Book, 1995∼1998)’, 에스파냐의 ‘갈리시아골든메달(Golden Medal of Galicia, 1999)’, 폴란드의 ‘크리스털미러상(Crystal Mirror Award, 2000)’ 등 프랑스·이탈리아·브라질 각국에서 여러 상을 수상하였다. 그의 책들은 45여 개 국어로 120여 개국에서 번역·출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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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1월 21일,베로니카는 마침내 목숨을 끊을 순간이 왔다고 생각했다.'

어느날, 젊고 아름답고 총명한 여자, 베로니카는 죽기로 결심했다.
그녀가 죽기로 결심한 순간, 창밖에서 그녀를 본 한 청년이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아름다운 오후였다. 그녀는 그 오후, 행복했다.
그러나 그보다는 이와 똑같은 광경을 삼사십년이나 오십년 동안 보고 듣지도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더 행복했다.몇십년을 두고 봐야 한다면, 이아름다운 광경도 머잖아 독창성을 상실하고 모든것이 반복되는, 전날이나 다음 날이나 다를 게 없는 존재의 비극이 되어버릴 테니까.
산다해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삶을 견디어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베로니카는 죽음을 결심하고 두통의 수면제를 먹었다.
그리고 깨어난 순간, 그녀는 자신이 정신병원인 빌레트에 있으며,
그 수면제가 심장에 심각한 영향을 주어 일주일 밖에 더 살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일주일 동안 그녀에게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한 변화는.....

시작은 빌레트의 '미친 사람들'이 자신에게 던진 모욕에 대한 것이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그 모욕에 대해 아무 반격도 하지 못하는 자신을 저주했다.'그래,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이런 바보짓때문에 남들과 싸우고 있을 시간이 없어.'
그러나 다음 순간 깨닫는다.그랬다. 그녀가 삶이 자연스레 강요한 모든 것들을 결국 받아들이고 만 것은 그녀 자신이 모든 것을 '그딴 바보짓'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사춘기 시절, 그녀는 무언가를 결정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생각했었다. 어른이 되었을 떄는, 뭔가를 바꾸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체념했다. 변화를,그리고 성숙을 두려워 하며 아무것도 바꾸려 하지 않았던 것은 그녀 자신이었고, 그건 바로 자신이 원한 결과였다.
그래서 베로니카는 생애 최초로 자신에게 모욕을 준 노인의 뺨을 때렸다.

우울증으로 빌레트에 입원한 제드카는 베로니카에게 말한다.
"미쳤다는 건,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 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해.마치 네가 낯선 나라에 와 있는 것 처럼 말야.너는 모든 것을 보고,네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인식하지만 너 자신을 설명할 수도, 도움을 구할 수도 없어.그 나라의 말을 이해 할 수 없으니까."
"그건 모두가 한번쯤은 느껴본 거에요."
"우린 모두 미친사람들이야.어떤 식으로든."

살아오면서, 가장 쉬운 일에서만 고집을 꺾지 않았던 베로니카.
자신의 자잘한 결점들과 싸우느라,
정작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는 싸울 기력이 없었던 베로니카.
사소한 문제로 애인과 헤어졌으면서도,아직 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전화 한통으로 연결될 그 선을 그녀는 잇지 못했다.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고 열망했으면서도, 부모님의 사랑이 변할까 두려워 그 끈을 놓아버렸다.
그게 그녀가 살아온 방식이었다.

빌레트의 정신 전문의 이고르 박사는 베로니카가,그리고 다른 모든 이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를 '아메르튐'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아메르튐의 경우, 그 발병원인은 사람들이 흔히 '현실'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공포였다.
외부로부터 어떠한 위협도 침투해 올 수 없는 자기만의 세계를 세우려 하는 사람들은 외부세계에 대한 방어에만 지나치게 치중한 나머지 정작 내부세계는 방치해둔다. 바로 그틈을 타서 아메르튐이 인간 내부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기 시작하는 것이다.그 병에 걸린 사람들은 차츰 모든 욕망을 상실하게 되고, 결국 자신의 세계에서 벗어 날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 자신이 원하는 현실을 만들어줄 높은 벽을 쌓느라 모든 에너지를 소비해 버렸기 때문이다.외부의 공격은 사실 자신이 충분히 견딜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는데, 망상만을 키워가며 더 높은 벽을 쌓아 자신만의 세계를 만든다. 그리고 모든 것이 통제된 그 안에서 증오,사랑,절망등의 정열을 잃어가며, 결국 살고싶지도,죽고싶지도 않은 상태가 된다.그의 진단 대로라면, 베로니카는 퇴원하더라도 다시 자살을 시도할 터였다.

그러나 베로니카는 살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그녀가 살아오면서 포기했던 모든 것들은,
사실 그녀가 조금만 더 미쳤었더라면-조금만 더 삶에 치열하게 자신을 내던졌더라면 손에 넣을 수 있었을 지도 모르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일주일동안, 그녀는 격렬하게 에뒤아르라는 청년을 사랑했고,
온 몸과 영혼을 다해 피아노를 연주했으며,결국 에뒤아르와 함께 '살아 있음을 느끼기 위해' 탈주를 강행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베로니카는 죽음에 대한 자각을 느낀 순간에 와서야
'살아있다는 위험'을 무릅쓸 각오가 되었다.

결말이 좀 개운치 않긴 했지만,
이런 저런 문구들이 인상깊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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