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제 박사를 해야 하나 일을 해야하나!! 돈이 없고 뭘 공부해야할지 모르겠으니 일단 취직부터 할까?
..라는 학부 졸업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마음가짐으로 -_-; 한 학기 정도는 놀 각오를 하고 구직 준비를 하던 차에
본격적으로 하려던 차에..취직을 해버렸습니다 (__)
스포츠카 끌고 집앞 슈퍼에 들른 것 같은 허망함..까지는 아니었지만 읭?; 하는 정도의 황망함을 뒤로 한 채 입사.
그렇다고 아무데나 들어간 건 아니고요,
지난 직장생활에서 제가 세운 3가지 기준에 나름 부합하는 곳이라 나름 만족하고 있습니다 :-)
첫째, 야근이 너무 많지 않을 것. 맨날 10시 11시 심지어 12시에 퇴근하는 건 시져시져;ㅁ;
둘째, 공부할 수 있을 것. 필요하면 업무와 관련된 논문이나 전문서적 같은 걸 보면서 더 성의있게 일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았어요.
셋째, 윤리적일 것. 표현이 좀 이상하지만, 고객들의 몸이든 마음이든 머리든 어딘가에는 정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보람있는 일. 사실 제조업이라도 상관없었는데, 정말 자신을 갖고 상대방에게 권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거나 팔고 싶었죠.
정확히 부합한다고는 볼 수 없지만 어쨌든, 교육이라는 분야 자체는 저랑 적성이 맞는 것 같고, 또 뭔가를 기획해서 고객 맞춤형으로 제작한다는 면에서는 마케팅이랑도 관련이 있는 것 같고..그렇습니다. 마케팅도 좋아하는 일이었으니까, 아마도 지금은 이게 내가 가질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싶은 정도?
■ 2012년의 非공식 사건
헬th, 그러니까 건강
생애 처음으로 PT란 걸 받아봤어요.
작년에도 논문쓰면서 유산소운동 정도는 꾸준히 했는데, 아무래도 근력운동이 필요할 것 같아서.
사실 설렁설렁 먹을거 다 먹고 일주일 세번 가서 30분 유산소 1시간 웨이트 정도의 스케쥴로 했는데도 나름 근육이란 게 생기는게 신기했습니다 ㅇ_ㅇ 운동하면..생기는 거네요.
선생님도 친절하시고 운동도 재밌고 다 좋았는데, 결정적으로 너무 비싸서
7개월 정도 하고 얼마 전에 그만뒀습니다. 그래도 많이 배웠으니 이제 혼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은 사랑
다음 남자친구에게는 정말 잘해줘야지~!! 하고 마음 먹은지 몇 개월 만에 어쨌든 새로운 만남에 성공. 그리고 쎄굳빠~-_ㅠ
비록 몇개월 남짓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하나 깨달은 것은..
잘해줘봤자 헛거다
라는 자명한 진실-_-
그렇다고 다음에는 못되게 굴겠다는게 아니라..
그냥 잘해주고 싶을 때 잘해주고, 기분 안좋을땐 안좋다고 얘기하고, 그렇게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무슨 사정이 있어서 힘들어 하겠지? 이런 저런 일로 지쳤겠구나..하고 참는 것도 한두번이지 계속 그냥 넘어가다 보면
인생이고 연애고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는건데 애써 분란을 만들지 않으려 하다보니 나만 속앓이 하게 되고 상대방은 모르는데 혼자 속상해하고 결국 그거 말고 다른 일로 다투고..그런 안좋은 순환이 일어남.
혼자 참고 이해하려 하는 것보단 이런 저런 감정과 생각들을 대화로 잘 풀어나가고 공유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닐까..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나답게 굴고 나다운 게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게 베스트인 듯.
그리고 이건 저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얘길수도 있는데, 책이나 음악에 대한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게 좋을 것 같구요. 제 삶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 하는 거니깐, 그런 점이 비슷하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이제 책 안읽는다고 자랑스레 얘기하는 사람은 피해야게뜸..
아..그래도 건진 게 있으니 다행이네요.
괜찮아요 저. 늦게나마 발전하고 있어요..나름. ㅠㅠ
■ 2012년의 책
이를테면 논-픽션
일과 관련된 책을 제외하고는 딱히 많이 읽지 못했네요. 책은 주로 자기 전이나 퇴근 버스 안에서 읽는데, 둘다 피곤한 시간이라 짬짬이 읽을 수 있는 인문, 과학이나 에세이를 많이 읽었던 것 같습니다. 소설은 한번 보기 시작하면 끝까지 봐야 하는 불치병 환자라서요ㅠ
내년에는 좀더 픽션 쪽에 집중을!! 얍!!
올해 쓴 리뷰는 4권.
<언더그라운드2:약속된 장소에서> by 무라카미 하루키 http://elais.tistory.com/1089
최근에는 <그것은 알기 싫다> 열심히 듣고 있어요. <Freakonomics Radio>도 영어 공부 삼아 듣고 있는데, 전문 용어 빼고는 그럭저럭 알아들을만 하고 내용도 재밌어서 좋아요.
■ 2012년의 BGM
팟캐스트 듣느라 음악도 거의 듣지를 못했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의 아이팟 리스트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한 뮤지션이라면 당연히 버스커 버스커. 명랑한 시골소녀, 그러니까 빨강머리 앤이나 하이디 같은 풋풋함이 살아있달까요. 그럼에도 보편적인 감성을 놓치지 않는 보석같은 밴드.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버스에서 잘 때에는 필연적으로 차이코프스키. 가사가 있는 음악을 들으면 잘 수가 없어서 필연적인 선택이었습니다 (__)
생활이 불충분하고 발달이 미약한 유아에 대해서 어머니가 가지는 애정. 특히 보호, 염려, 돌봄, 접근, 접촉 등에 의해서 표현된다.
이것과 유사한 행동은 동물의 암컷에도 나타나며, 이것을 <모성애>라고 한다.
하지만 인간의 '모성애'는 본능이라기 보다 좀더 사회적인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여성이 가져야 할 당연한 미덕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자식 뒷바라지를 잘 했다고 평가 받는 어머니에게 '위대한 모성애'를 타이틀 처럼 붙여주기도 한다. 내가 느끼기에 사회적인 맥락에서의 '모성애' 는 몇 가지 재미있는 특징이 있다.
첫째, 어머니가 자식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포기한 것이 많을수록 '모성애'가 강하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묘하게도 포기하지 않고도 자식이 잘 자랐을 경우, 예를 들어 워킹맘이면서도 자식 교육을 잘 시켜서(아웃소싱?) 좋은 아이로 잘 자랐다거나, 사회적 성공을 거두었다거나 하는 경우에는 '모성애'를 이야기하기 보단 '대단한 여자'로 인식되는 것 같다. 즉, 모성애의 핵심 개념 중 하나는 어머니의 '희생'이다.
둘째, 양육과정에서 겪은 고통이 클 수록 '모성애'가 강하다고 평가한다.
신체적 고통이든, 정신적 고통이든 그 강도가 강할수록, 그리고 그 것을 잘 견뎌낼수록 모성애가 강한 어머니가 된다. 예를 들어 홀몸으로 육체적인 노동을 하여 아이들을 키운다거나, 아이에게 장애가 있어 이를 치료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헌신했다거나 할 경우. 그런데 어머니가 전문직이나 사무직에 종사할 경우, 따라서 연봉이 좀 높거나 노동의 신체적인 강도가 크지 않을 경우에는 모성애와 잘 연관시키지 않는 듯 하다.
셋째, 자식이 잘 되어야 '모성애'가 위대해진다.
정의대로라면 모성애는 모든 어머니가 자식에게 가지는 애정인데, 그 가치는 양육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것 처럼 보인다.
조사해 본 결과 모성애는 사회적 필요에 따라 여성에게 '권장' 되면서 어느 정도 신화화 된 측면도 있다고 하니, 저런 식으로 느끼는 것이 꼭 나만의 감상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늑대아이>는 늑대인간인 아버지와 평범한 인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늑대아이 유키와 아메의 성장담이라고 할 수 있다. 장학금과 아르바이트로 등록금과 생활비를 충당하며 학교를 다니던 여대생 하나는 어느 날 강의실에서 만난 '그'에게 끌리게 되고, 두 사람은 곧 연인이 된다. 하지만 알고보니 그의 정체는 늑대인간. 그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두 아이도 늑대인간이었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남편은 세상을 떠나고, 하나는 두 아이와 함께 깊은 산 속의 집에서 살아가게 된다. 낡고 망가진 집을 혼자 힘으로 수리하고, 손에 익지 않은 농사도 짓고, 약간의 돈을 벌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하나. 이렇게 아이들을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하나가 처한 상황이 너무도 힘들어 보였기 때문인지 <늑대 아이>의 감상에는 '모성애'라는 키워드가 빠지지 않는데다, 어머니의 위대한 사랑을 다시금 깨달았다는 평들이 대부분이었다. 하나의 생활보다는 아이들의 성장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늑대와 인간이라는 확연히 다른 두 정체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가운데 각자의 길을 걷는 아이들이 더 인상깊었던 나로서는 좀 의아할 수 밖에 없었다.
'모성애'라는 주제가 나를 크게 울리지 않은 것은, 어쩌면 내가 하나와 비슷한 연령의 여성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는 저런 생활이 곧 나의 생활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굉장히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피상적으로 "역시 모성애는 대단해!" 하고 그냥 넘어갈 수가 없는 것이다.아이를 가진다면 나는 당연히 나의 아이를 사랑하겠지만, 그것이 과연 사회에서 말하는 것처럼 아주 위대한 모성애의 발현일까? 하는 질문에는 갸웃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내 주위에는 많은 워킹맘들이 있고, 그들은 모두 아이를 사랑하지만 일도 해야 한다. 그럼, 아이들을 혼자 힘으로 돌보지 못하는 어머니들은 <늑대 아이>의 하나에 비해 모성애가 없거나-적다고 봐야하는 걸까? 누구도 각자가 가진 아이에 대한 사랑의 크기를 측정할 수는 없다. 사회는 아이를 위해 자신을 희생, 헌신하는 행동을 보고 그 원인을 '모성애'라고 유추할 뿐이다. 그런데 사회인으로서의 의무와 어머니로서의 의무를 모두 수행해내려는 멋진 여성들에게는 위대한 어머니가 아닌 '독한 여성'이라는 타이틀이 먼저 붙으니, 답답할 수 밖에. 도저히 빠질 수 없는 전체 회식 때문에 아픈 아이를 시어머니에게 맡기고 회식 후 9시쯤 귀가했더니, 남편과 시어머니 합동팀으로부터 '모성애가 없다'는 비난을 받았다며 눈물을 글썽이던 선배를 생각하면, 도대체 사랑을 의무로써 강요하는 '모성애'의 근원이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나는,
<늑대아이>의 하나가 해낸 많은 것들이 단지 아이들을 위한 희생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는 그 상황에서 자신이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선택했고, 끝까지 그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처음 부딪히는 험한 환경 속에서도 기 죽지 않았고, 잇따른 실패에 굴하지 않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있었다.
나는 그녀가 단지 모든 어머니가 가지고 있는, 혹은 가져야 할-'모성애'의 화신으로만 여겨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